당뇨·고혈압 1위 식단, 정말 사실일까요

High-angle view of a vibrant meal with fresh salads, drinks, and diverse plating.

Photo by makafood on Pexels

병원에서 받은 식단표대로 밥그릇 반만 먹고 잡곡밥으로 바꿨는데도 공복혈당이 안 떨어진 적 있으신가요? 🍚 저도 그 종이 한 장 붙잡고 몇 달을 씨름했던 사람이라, '당뇨식단 1위'라는 말을 들으면 반가움보다 의문이 먼저 듭니다. 오늘은 그 식단이 왜 누군가에게는 안 맞을 수 있는지, 미토콘드리아와 간, 인슐린 대사 관점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 혈당이 안 잡히는 진짜 이유

전통적인 당뇨식단은 '저지방 고탄수화물'을 기본으로 합니다. 문제는 탄수화물이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이게 혈액으로 쏟아지면 췌장이 인슐린(혈당을 세포로 밀어넣는 호르몬)을 계속 분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슐린이 자주, 많이 분비되면 세포 표면의 인슐린 수용체가 둔감해지는데 이게 바로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 공복혈당 정상범위는 70~99mg/dL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 범위를 넘나드는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간과 근육의 인슐린 반응성이 떨어집니다
  • 간은 여분의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포 안에서는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을 크렙스회로(TCA cycle, 영양소를 분해해 에너지를 뽑아내는 대사 회로)로 밀어넣어 산화적 인산화를 거쳐 ATP를 만듭니다.

그런데 탄수화물이 과도하게 공급되면 미토콘드리아가 처리 용량을 넘어서면서 아세틸-CoA가 쌓이고,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ROS)가 늘어나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한다는 가설이 대사정신의학 쪽에서도 자주 언급됩니다.

🥑 케토식과 간의 역할

케토식(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이 대사 경로 자체를 바꿔버립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간이 지방산을 분해해 케톤체(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 등)를 만들고, 뇌와 근육은 포도당 대신 이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성인 뇌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뀌면 인슐린 분비 자극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항목전통적 당뇨식단케토식
주 에너지원포도당지방산·케톤체
인슐린 분비 자극높음, 빈번함낮음, 안정적
간의 역할여분 포도당 지방전환케톤체 생성(케토제네시스)
혈당 변동폭크다상대적으로 작다
💡 TIP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공복 후 아침에 측정해야 신뢰도가 높습니다
💡 TIP  케토식 초기에는 나트륨·마그네슘 같은 전해질 보충이 두통과 피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제가 12주간 직접 해본 것

2023년 1월,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120mg/dL, 당화혈색소 6.2%가 나왔을 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병원 식단표 대로 3개월을 살아봤는데 큰 변화가 없어서, 그해 4월부터 탄수화물을 하루 30g 이하로 제한하는 저탄고지 식단을 12주간 해봤습니다.

첫 2주는 이른바 '키토 플루'로 무기력하고 두통도 있었는데, 이때 소금과 마그네슘을 챙기면서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12주 후 재검사에서 공복혈당 98mg/dL, 당화혈색소 5.7%로 나왔고, 체중은 6.3kg 줄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라 모두에게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제 간과 인슐린 반응은 이 방식에 우호적이었던 셈입니다.

🤔 그래도 짚어야 할 부분

그렇다고 케토식이 '완벽한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저와 비슷하게 시작했던 지인은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오르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지방 비율을 낮춰 조정해야 했습니다.

  • 신장 질환이나 특정 대사 질환이 있는 경우 케토식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장기간 데이터가 전통 식단만큼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 '1위 식단'이라는 표현 자체가 개인차를 지우고 과장된 마케팅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떤 식단이든 자기 몸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는 게 제 결론에 가까운 생각입니다.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려는 글이 아니라, 제가 공부하고 겪은 걸 나누는 기록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밝혀둡니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담당 의사나 영양 전문가와 먼저 상의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공복혈당 한번 재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 출처

Cell Metabolism - https://www.cell.com/cell-metabolism/fulltext/S1550-4131(26)00293-7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외인성 케톤(exogenous ketones)

비타민 D 결핍 신호 체크리스트

장-뇌가 연결 되 있다. 장 세포와 뇌 신경 세포를 함께 회복 시키는 '폴리페놀'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