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토제닉 식단, 정신건강까지 바꿀 수 있을까?

A delicious assortment of cheeses, olives, and fresh vegetables on a wooden platter.

Photo by Ronit HaNegby on Pexels

밥 먹고 나면 유독 멍해지고, 오후만 되면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단순히 '의지 부족'이나 '스트레스' 때문 만은 아니라는 걸 대사 관련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 오늘은 제가 오래 파온 미토콘드리아 대사와 케토제닉 식단, 그리고 정신 건강의 연결 고리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 미토콘드리아와 뇌, 그리고 케톤체

뇌는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굉장히 대사적으로 비싼 장기예요.

이 에너지는 대부분 미토콘드리아(세포 안에서 ATP를 만드는 소기관)에서 크렙스 회로와 산화적 인산화라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면서, 뇌세포도 '에너지 기근'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때 대안 연료로 등장하는 게 케톤체(지방 분해로 생기는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 같은 물질)입니다.

케톤체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상대적으로 효율적으로 연소되고, 산화 스트레스(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 축적)를 줄이는 데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또한 GABA·글루타메이트 같은 신경전달물질 합성 경로와도 맞닿아 있어서, 단순히 '살 빼는 식단'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 대사와 마음, 실제 연구들이 말하는 것

Loughman 등(2021)이 정리한 리뷰에서는 식단의 질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이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합니다.

장-뇌 축 같은 기전이 그 배경으로 제시되는데, 결국 우리가 먹는 것이 뇌의 대사 환경 자체를 바꾼다는 이야기예요.

더 직접적으로는 Sethi 등(2024)이 조현병·양극성장애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케토제닉 식단을 적용한 파일럿 연구가 있는데, 대사 지표뿐 아니라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개선이 관찰됐다고 보고했습니다.

표본이 크지 않은 초기 연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대사와 정신건강을 같은 축에서 보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대사 상태를 볼 때 자주 언급되는 수치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표참고 범위
공복혈당70~99 mg/dL (정상)
혈중 케톤(β-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0.5~3.0 mmol/L (영양성 케토시스)
당화혈색소(HbA1c)4~5.6% (정상)
💡 TIP  케토제닉 식단 초기에는 나트륨·마그네슘·칼륨 같은 전해질 보충이 두통이나 무기력감('키토 플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TIP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식단 변화만으로 임의로 약을 조절하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안전합니다.

🍳 8개월간 직접 해본 저탄고지, 몸과 마음의 변화 기록

제가 본격적으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시작한 건 2023년 3월이었어요.

당시 공복혈당이 105mg/dL로 경계 수치였고, 오후만 되면 집중력이 뚝 떨어지는 브레인포그가 심했거든요.

첫 2주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두통과 무기력감 때문에 '이게 맞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3주차부터 전해질을 신경 써서 챙기니 몸이 적응하기 시작했고, 8개월 뒤 재검사에서 공복혈당은 92mg/dL로 내려왔습니다.

체감상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오후 3~4시경 찾아오던 불안감과 짜증이 확연히 줄었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이게 케토식 하나 때문인지, 수면 패턴이나 운동량 변화가 겹친 결과인지는 저도 100%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 케토가 만능은 아니다 - 내가 느낀 한계

여기까지 읽으면 케토제닉 식단이 정신 건강의 '만능 해법' 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저는 거기엔 동의하지 않아요.

  • Sethi 등(2024)의 연구도 23명 규모의 파일럿 단계라 일반화하기엔 이릅니다.
  • 정신질환은 유전, 환경, 트라우마,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식단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 케토식은 사회생활, 외식, 장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개인차가 크게 갈립니다. 저도 명절이나 회식 자리에서는 꽤나 스트레스였어요.

대사정신의학적 관점이 흥미로운 건 사실이지만, 저는 이걸 '기존 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으로 고려해볼 만한 관점'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봐요.

PCOS(다낭성난소증후군) 관련 연구들(Paoli 2020, Barrea 2023)에서도 케토식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동시에 부작용이나 개인차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나오고 있거든요.

결국 몸에 맞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고, 스스로의 대사 지표를 꾸준히 확인하면서 조율해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정리한 내용이 당장 식단을 바꾸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내 기분과 에너지가 대사 상태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는 관점 하나 쯤은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

📚 참고문헌

  1. Sethi S 등 (2024). "Ketogenic Diet Intervention on Metabolic and Psychiatric Health in Bipolar and Schizophrenia: A Pilot Trial". Psychiatry research. https://pubmed.ncbi.nlm.nih.gov/38547601/
  2. Loughman A 등 (2021). "Diet and Mental Health". Modern trends in psychiatry. https://pubmed.ncbi.nlm.nih.gov/34032648/
  3. Paoli A 등 (2020). "Effects of a ketogenic diet in overweight women with polycystic ovary syndrome".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https://pubmed.ncbi.nlm.nih.gov/32103756/
  4. Barrea L 등 (2023). "Ketogenic Diet as Medical Prescription in Women with 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 Current nutrition reports. https://pubmed.ncbi.nlm.nih.gov/36695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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